50대 블로그 도전기 번외편 - 구글 블로그 차단당한 날, 신고부터 복구까지 전 과정

 작성하신 블로그(제목: "Empty and Fill-Diary")가 삭제되었습니다

작성하신 블로그(제목: "Empty and Fill-Diary")가 삭제되었습니다

모바일에서 확인한 블로그스팟 차단 화면, 빨간 자물쇠 아이콘과 차단 안내 문구
[그날 마주한 빨간 자물쇠]


8월 5일 수요일, 새벽 3시였습니다. 잠결에 뒤척이다 문득 블로그가 신경 쓰여 메일함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메일 제목을 봤습니다. 

"작성하신 블로그(제목: 'Empty and Fill-Diary')가 삭제되었습니다"

처음엔 스팸인 줄 알았어요. 스팸을 참 정성스럽게도 썼다 싶었죠. 그런데 내용을 읽어 내려가던 저는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신고가 접수되었다는 겁니다. 4주 전,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한 블로그였습니다. 컴맹은 아니었지만 블로그는 처음이었고, 그래서 더 소중하게 하나하나 채워왔던 공간이었어요. 그 4주가 이 메일 한 통으로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1. 지금도 그 빨간 자물쇠가 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제 블로그에 들어가봤습니다. 화면은 백지였습니다. 그동안 쓴 글도, 사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화면 한가운데엔 새빨간 자물쇠 아이콘 하나가 떠 있었습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그림이 선명하게 떠올라요. 동그란 원 안에 자리 잡은 빨간색, 그리고 그 위에 걸린 작은 자물쇠. 색깔부터가 경고였고, 차단이었고, 당신은 더 이상 여기 들어올 수 없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 아래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참고: 이 블로그는 차단되었습니다. 이 블로그는 Blogger 커뮤니티 가이드를 위반하여 삭제되었습니다. 블로그 검토를 요청하려면 아래의 '검토 요청' 버튼을 클릭하세요. 89일 내에 블로그가 영구적으로 삭제됩니다."

89일. 이 숫자를 본 순간 저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경고도, 사전 안내도 없었습니다. 그냥 하루아침에, 제가 직접 쓰고 가꾼 공간이 그 빨간 자물쇠 하나로 통째로 막혀버린 거예요. 사유는 멀웨어 및 유사한 악성 콘텐츠 정책 위반이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뇌정지가 왔습니다. 멀웨어라니, 저는 그게 뭔지도 정확히 몰랐어요. 4주 동안 새벽마다 일어나 한 글자씩 채워온 시간이, 그 동그란 빨간 원 하나에 다 갇혀버린 것 같았습니다.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고, 솔직히 그냥 여기서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스쳤습니다.

마침 그날은 약속이 있었습니다. 저는 멘붕 상태로 스마트폰을 붙잡고 이것저것 검색만 해보다가, 결국 그대로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어요. 약속 장소에 앉아서도 머릿속엔 온통 그 빨간 원 하나뿐이었습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절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저는 몇 번이고 몰래 휴대폰을 꺼내 메일함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혹시나 방금 그 메일이 착오였다는 정정 메일이 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2. 알아볼수록 이상했던 것들

오후에 집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신고 메일을 다시 꼼꼼히 읽어봤어요.

블로그가 신고 접수되어 삭제되었다는 내용의 실제 Blogger 알림 메일

메일에는 "귀하의 콘텐츠가 Google의 멀웨어 및 유사한 악성 콘텐츠 정책을 위반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구글 서치콘솔에 들어가 보안 문제를 확인해봤어요. 그런데 결과는 이랬습니다.

"안전하지 않은 콘텐츠가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구글의 실제 보안 스캔 시스템이 제 블로그를 스캔했을 때, 멀웨어나 악성 콘텐츠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뜻이었습니다. 정지 사유는 멀웨어 위반인데, 정작 구글의 자체 보안 검사에서는 깨끗함으로 나온 거예요. 이 모순을 확인한 순간, 저는 한 가지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누군가 허위로 신고했을 수 있다는 것.

억울함이 밀려왔습니다. 4주 동안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저장 버튼을 안 눌러서 글이 통째로 날아간 적도 있고, 통계 보는 법 하나 익히는 데 2주가 걸릴 만큼 서툴렀지만 그래도 하나씩 배워가며 쌓아온 시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모든 걸 누군가 클릭 몇 번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이의신청 문구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말로 제 결백을 소명해야 할지, 혹시 제가 모르는 사이 정말 뭔가 잘못한 게 있었던 건 아닌지, 몇 시간 동안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8시쯤, 마침내 이의신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 정지 메일을 받았다면, 이 순서로 확인해보세요

  1. 메일에 적힌 정지 사유를 정확히 확인한다 (예: 멀웨어, 스팸, 저작권 등)
  2. 구글 서치콘솔의 '보안 문제' 메뉴에서 Safe Browsing 상태를 확인한다
  3. 실제 위반 사항이 없다면, 허위 신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의신청을 준비한다
  4. 차단 화면을 캡처해두고, 정지 전후 상황을 기록해둔다


3. 몇 시간 만에 끝난 일, 그리고 제가 얻은 것

이의신청을 마친 뒤 저는 완전히 진이 빠졌습니다. 더 이상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그냥 컴퓨터를 끄고 자리를 떴어요. 씻지도 못한 채 그대로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블로그가 계속 마음에 걸려서, 8월 6일 새벽에 다시 눈이 떠졌습니다. 어제와 똑같이 어두운 방 안에서 휴대폰 화면 불빛에 의지해 메일함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이런 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블로그가 검토를 거쳐 복구되었다는 내용의 Blogger 확인 메일
[마침내 도착한 복구 소식]

 

"저희는 Blogger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라 귀하의 블로그를 재검토했습니다. 검토 결과, 블로그가 복구되었습니다."

몇 시간의 문제였습니다. 그 하루 종일의 좌절과 뇌정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 몇 시간에 걸쳐 준비한 소명 문구까지 이 모든 게 사실은 버튼 하나로 정리될 일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 저는 억울하면서도 다행스럽고, 한편으론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하나 더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허위 신고를 반복하는 계정은 오히려 구글 정책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시스템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었어요.

💡 혹시 지금 블로그 정지를 겪고 계신다면

  • 서치콘솔에서 Safe Browsing 상태부터 확인해보세요 (실제 위반인지 가늠할 수 있어요)
  • 이의신청은 생각보다 간단한 절차입니다. 너무 겁먹지 마세요
  • 정당한 이의신청이라면, 대부분 몇 시간~하루 내 처리됩니다
  • 허위 신고를 반복하는 계정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신다면, 너무 겁먹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억울한 신고는 결국 바로잡힐 수 있고, 여러분이 쌓아온 시간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 역시 이 일을 겪고 나서, 오히려 이 블로그를 왜 계속하고 싶은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이런 일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아직도 그 빨간 자물쇠가 잊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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